“이 벽돌들은 자신이 기타인지 배인지 안다?” 스마트 셀룰러 브릭의 정체

발행일: 2026.09.08 18:44 KST

이 글은 발행 시점에 확인 가능한 공개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작은 벽돌들이 모여 만든 구조물을 보고, 각 벽돌이 ‘우리는 기타에 가깝다’고 판단한다면 어떨까. 스마트 셀룰러 브릭은 중앙 컴퓨터가 전체를 내려다보지 않아도 연결된 모듈들이 주변 이웃과 정보를 교환하며 구조물의 형태 범주를 집단적으로 분류하는 연구다. 다만 벽돌 하나가 전체를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각 모듈이 같은 신경망과 내부 상태를 실행하고, 반복적인 통신을 통해 집단의 합의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코펜하겐 IT대학교, Autodesk Research, Sakana AI 연구진은 ‘Smart cellular bricks for decentralized shape classification and damage recovery’라는 연구를 진행했다. 논문은 Nature Communications에 2026년 7월 13일 게재됐다.

연구진이 만든 모듈은 단순한 플라스틱 블록이 아니다. 큐브형 PCB 안에 마이크로컨트롤러, LED, 전원 회로가 들어 있고, 여섯 면에는 다른 모듈과 연결할 수 있는 전기 커넥터가 있다.

각 큐브는 물리적으로 연결된 이웃과만 디지털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전체 구조의 좌표나 설계도를 한꺼번에 전달받는 중앙 지휘자는 없다. 대신 모든 모듈이 같은 3차원 뉴럴 셀룰러 오토마타를 실행하며 자신의 상태를 조금씩 갱신한다.

실물 실험에서 연구진은 큐브를 이용해 기타, 비행기, 보트, 테이블 형태를 만들었다. 사용된 모듈은 기타의 26개에서 원형 테이블의 197개까지 다양했다. 네 가지 실물 형상은 각각 세 차례 시험됐고, 모든 브릭이 올바른 형태 범주에 합의한 성공률은 100%로 보고됐다.

스마트 셀룰러 브릭 핵심 정보

벽돌 하나가 전체 모양을 아는 것은 아니다

영상만 보면 각각의 큐브가 자신이 기타의 일부인지, 보트의 일부인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해나 의식이라기보다 분산된 형태 분류에 가깝다.

각 모듈은 자신의 내부 메모리와 이웃 모듈에서 받은 정보를 반복적으로 갱신한다. 이 과정에서 구조물의 끝부분, 연결 상태, 방향성 같은 특징이 여러 모듈 사이에 간접적으로 전달된다. 시간이 지나면 각 모듈의 형태 점수가 비슷해지고, 전체가 특정 범주로 수렴한다.

연구에서 모듈은 비행기·의자·자동차·테이블·집·기타·보트 등 사전에 학습한 7개 범주 가운데 하나를 추정한다. 따라서 실제로 ‘보트라는 개념’을 인간처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연결된 큐브 구조가 학습된 형태 패턴 중 어디에 가까운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LED는 이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보여준다. 처음에는 모듈마다 서로 다른 추정 결과를 표시할 수 있지만, 메시지 교환과 계산이 반복되면서 하나의 범주를 향해 색상과 출력이 맞춰진다.

왜 해외에서 화제가 됐나

이 연구가 눈길을 끈 이유는 AI가 들어간 로봇 한 대가 명령을 수행해서가 아니다. 수십~수백 개의 작은 모듈이 전체 구조를 중앙에서 통제받지 않고도 집단적인 판단을 만든다는 점이 직관적으로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Scientific American은 이 현상을 세포의 자기조직화와 비교하며, 국소적인 상호작용에서 전체적인 형태 인식이 나타나는 점을 소개했다. 일본어권 기술 매체 Ledge.ai와 관련 팟캐스트도 이를 ‘중앙 지령 없는 실물 블록 군집’과 ‘분산된 지능’의 사례로 다뤘다.

Sakana AI는 이 연구를 물리 세계로 확장되는 집단 지능의 초기 단계로 설명했다. AI Insiders는 중앙 프로세서 없이 이웃 간 메시지만으로 형태를 분류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기타의 가느다란 목 부분처럼 연결이 집중된 부위에서는 고장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였나

시뮬레이션과 실물 실험의 결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 시뮬레이션에서는 500개가 넘는 브릭과 487개 형상을 사용했다.
  • 시뮬레이션 전체 평균 분류 정확도는 98.97%였다.
  • 집 형태의 정확도는 85.04%로 다른 범주보다 낮았다.
  • 보트는 99.27%, 기타는 96.98%의 정확도를 보였다.
  • 실물 모듈 집단은 약 3분 안에 형태 분류 결과로 수렴했다.
  • 실물 계산은 60회 업데이트 사이클 안에 수렴했으며, 논문 그림에서는 약 23회 반복 시점부터 정답 범주로 모이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손상 감지 기능도 별도 실험했다. 형태 분류와 손상 방향 추정을 함께 학습한 실험에서는 형태 분류 정확도 98.9%, 손상 감지 평균 정확도 94.8%가 보고됐다.

손상된 브릭을 스스로 고치는 기술일까

여기에는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스마트 셀룰러 브릭은 일부 모듈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손상 위치와 방향을 추정하고, 복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것이 벽돌이 고장 난 부품을 직접 집어 교체하는 완전한 물리적 자가 수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 확인된 연구의 핵심은 손상을 감지하고 복구 방향을 안내하는 것이다.

고장에 대한 내성도 모든 구조에서 동일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형상은 5% 고장률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했으며, 일부 비행기와 보트 구조는 특정 조건에서 15%의 침묵 모듈이 있어도 성능 저하가 크지 않았다. 반면 기타의 목처럼 연결 병목이 있는 부위는 단일 고장에도 분류가 흔들릴 수 있었다.

모든 모양을 알아내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 ‘어떤 모양이든 알아내는 벽돌’처럼 소개하면 연구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는 셈이다. 시스템이 분류하는 대상은 학습된 7개 형태 범주이며, 실험에서도 오분류 사례가 있었다.

학습에 포함되지 않은 변형 가운데 다섯 개의 짧은 다리를 가진 테이블과 중앙 다리가 중심에서 벗어난 보트는 올바르게 분류됐다. 그러나 축소된 테이블은 의자로 잘못 분류됐다.

또한 1만 8,000개가 넘는 큐브로 구성된 복잡한 구조를 평가했다는 내용은 실물 시연이 아니라 시뮬레이션 결과다. 실제 하드웨어 실험 규모는 최대 197개 브릭으로 확인됐다.

이 기술이 흥미로운 이유

뉴럴 셀룰러 오토마타는 각각의 셀이 주변 상태를 받아 같은 규칙으로 자신의 상태를 업데이트하는 구조다. 일반적인 중앙집중형 AI처럼 모든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으지 않고, 정보가 지역적으로 퍼지며 전체적인 결과가 형성된다.

이 방식은 구조물이 커지거나 일부 모듈이 손상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향후 손상 감지형 건축 패널, 스마트 표면, 모듈형 로봇, 자기 구성 시스템, 교육·완구용 구조물 등을 응용 분야로 제시했다.

다만 이들은 아직 연구 단계에서 제안된 가능성이다. 상용 건축물이나 실제 자가 조립 로봇에 적용된 사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핵심 정리

스마트 셀룰러 브릭의 핵심은 ‘벽돌 하나가 전체를 이해한다’는 데 있지 않다. 각 모듈이 자체 마이크로컨트롤러로 같은 신경망을 실행하고, 연결된 이웃과만 반복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집단적인 형태 분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실험에서는 큐브형 모듈로 만든 기타·비행기·보트·테이블을 분류했고, 손상 위치를 추정하는 기능도 확인됐다. 그러나 분류 대상은 사전에 학습한 범주에 한정되며, 손상된 부품을 직접 교체하는 완전한 자가 수리 기술이 시연된 것은 아니다.

화면 속에서 여러 LED가 하나의 답으로 수렴하는 장면은 분명 인상적이다. 그 장면의 실제 의미는 의식을 가진 벽돌의 탄생이라기보다, 작은 규칙과 국소적 통신만으로 전체적인 판단이 나타날 수 있다는 AI 실험에 더 가깝다.

출처 및 참고자료

이 글은 아래 공식 자료와 주요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1. Nature CommunicationsSmart cellular bricks for decentralized shape classification and damage recovery
  2. Sakana AISmart Cellular Bricks: Towards Collective Intelligence for the Physical World
  3. arXivSmart Cellular Bricks for Decentralized Shape Classification and Damage Recovery
  4. Scientific AmericanThese smart bricks know what object they make up
  5. AI InsidersSakana AI's Smart Bricks Learn to Recognize Their Own Shape
  6. Ledge.aiSakana AIなどの研究、小型ニューラルネットワーク搭載の隣接通信だけで全体形状と損傷方向を判断する「Smart Cellular Bricks」
  7. GitHub / Research TeamSmart Cellular Bricks GitHub Repos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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