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9.28 18:43 KST
이 글은 발행 시점에 확인 가능한 공개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스코틀랜드 바닷속에서 벌레 한 마리가 갑자기 폭발했다는 영상이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놀라게 했다. 긴 벌레처럼 보이던 생물이 움직이다가 여러 조각으로 흩어졌고, 흩어진 구조물들이 한동안 움직이는 모습까지 포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면은 화학적 폭발이나 몸을 복제하는 현상으로 확인된 것이 아니다.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다모류가 번식을 위해 생식에 특화된 몸 일부 또는 생식형 개체를 물속으로 내보내는 과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영상만으로 정확한 종이나 구체적인 번식 방식을 확정할 수는 없다.
스코틀랜드 바닷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영상은 스코틀랜드 서해안 실다이크 마을 인근에서 스노클링 중 촬영된 것으로 소개됐다. 원본 게시글 작성자는 분리되기 전 생물의 길이가 약 2피트, 즉 약 61cm였거나 그보다 길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면 속 생물은 처음에는 길고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벌레 또는 젤리 같은 형태로 보인다. 이후 움직이는 과정에서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거나 여러 개의 작은 구조로 흩어진다. 수중의 수류와 촬영 각도 때문에 실제 분리 과정이 화면에서 더 극적으로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 영상은 2026년 8월 26일 Reddit의 r/whatsthisbug에 게시됐다. 이후 이용자들은 이 장면을 다모류의 생식 단계인 에피토키 또는 에피토크(epitoky)와 연결해 설명했다. 9월 20일에는 과학·환경 매체 The Cool Down도 해당 영상과 온라인 반응을 소개했다.
사람들이 ‘폭발하는 벌레’라고 부른 이유
영상만 보면 한 마리의 거대한 벌레가 갑자기 산산조각 나거나 여러 마리로 복제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분리된 조각들이 물속에서 계속 움직이는 모습은 일반적인 동물의 죽음이나 분해 장면과 달라 보인다.
Reddit 댓글에서는 ‘외계 생물 같다’, ‘몸을 복제하는 것 같다’는 반응과 함께 다모류의 번식 과정일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원본 게시물은 검색 색인 기준 2,7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은 것으로 표시됐지만, 추천 수는 계속 변할 수 있어 고정된 공식 통계로 보기는 어렵다.
해외에서 관심이 커진 이유는 단순히 생물이 희귀해서만은 아니다. 한 마리의 몸이 분리되는 시각적 장면과 그 뒤에 숨은 번식 전략 사이의 반전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모류의 에피토키는 무엇인가
다모류는 환형동물문에 속하는 해양성 벌레 무리다. 갯지렁이, 비늘갯지렁이, 팔롤로벌레 등 여러 형태가 포함되며, 대부분 해저 퇴적물이나 굴 주변에서 생활한다.
일부 다모류는 성장한 뒤 번식기가 되면 평소와 다른 생식형으로 바뀐다. 이 과정을 에피토키라고 한다. 일반적인 생활형은 아토크(atoke), 번식에 특화된 형태는 에피토크(epitoke)라고 부른다.
에피토크가 된 개체는 물속을 헤엄치기 쉽도록 몸의 측면 구조나 강모가 달라질 수 있다. 눈이 커지거나 생식세포가 몸 일부에 채워지기도 하며, 종에 따라 소화기관이 축소되거나 퇴화하는 경우도 알려져 있다.
이렇게 변형된 생식형은 물기둥으로 올라가 정자나 난자를 방출한다. 넓은 바다에서 같은 종의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번식 전략으로 해석된다.
몸 일부가 떨어지는 방식도 있다
다모류의 모든 종이 몸 전체를 생식형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 실리드과에 속하는 일부 다모류는 쉬조가미(schizogamy)라는 방식으로 번식한다.
이 경우 본체의 일부에서 스톨론(stolon)이라는 생식성 구조가 만들어진다. 스톨론은 본체에서 떨어져 나온 뒤 물속을 헤엄치며 생식세포를 방출할 수 있다. 영상 속에서 여러 조각이 분리되는 장면이 이 방식과 비슷해 보인다는 추정이 나온 이유다.
다만 스톨론을 ‘완전히 새로운 복제 벌레’라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본체에서 유래한 생식성 구조인 것은 맞지만, 종에 따라 머리나 소화기관 등 독립적으로 오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구조가 제한적일 수 있다. 최종 목적 역시 무성생식이 아니라 정자와 난자를 방출해 수정하는 것이다.
영상만으로는 아직 확정할 수 없는 것
온라인에서는 이 생물이 특정 다모류 종이라고 지목하는 설명도 나왔지만, 공개된 영상에는 정확한 종을 판별할 만큼의 형태학적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공식 기관이나 연구자가 해당 영상의 생물을 직접 동정했다는 자료도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부분은 아직 추정에 머문다.
- 영상 속 생물이 정확히 어떤 다모류 종인지
- 실제로 쉬조가미를 통해 생식성 스톨론을 분리한 것인지
- 몸 전체가 생식형으로 바뀌는 에피가미인지
- 화면에 흩어진 각각의 구조가 모두 독립적인 생식 개체인지
에피가미의 경우에는 본체 일부가 복제되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체 전체가 번식에 적합한 형태로 변한다. 반대로 쉬조가미에서는 본체 일부가 생식성 구조로 분리될 수 있다. 두 과정은 영상만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폭발’과 ‘복제’라는 표현은 어디까지 맞을까
‘폭발하는 벌레’는 현상을 쉽게 기억하게 만드는 온라인 별칭에 가깝다. 폭발물이나 가스 반응에 의한 폭발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복제’라는 표현도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다모류는 본체에서 생식성 구조를 떼어내지만, 이것이 여러 마리의 완전한 성체로 증식한다는 뜻은 아니다. 생식에 필요한 일시적인 구조일 수 있으며, 생식세포를 방출한 뒤 짧은 기간 안에 죽거나 분해될 수도 있다.
또한 영상 속 생물이 죽은 뒤 재생을 시작했다는 설명도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현재 공개 자료에서 가장 안전한 표현은 다모류의 번식 과정과 관련된 장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정도다.
핵심 정리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촬영된 영상 속 생물은 한 마리의 벌레가 실제로 폭발한 장면으로 확인된 것이 아니다. 다모류가 번식기에 생식형으로 변하거나, 몸 일부를 생식성 구조로 분리하는 현상일 가능성이 온라인에서 제기됐다.
다만 정확한 종과 번식 방식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장면을 ‘몸을 복제하는 벌레’나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발견된 희귀 생물’로 단정하기보다는, 평소 해저에서 살던 다모류가 번식을 위해 전혀 다른 모습과 행동을 보인 사례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출처 및 참고자료
이 글은 아래 공식 자료와 주요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 Reddit, r/whatsthisbug — What is this exploding worm thing in this video? Taken off the west coast of Scotland.
- The Cool Down — 'Exploding worm' off Scotland coast captured on underwater camera
- Friday Harbor Laboratories, University of Washington — Reproduction in False Bay: Epitoky
- University of Hawaiʻi at Mānoa Wormlab — Ocean Sewage Outfall Biomonitoring – Polychaete reproduction through epitoky and schizogamy
- Smithsonian Environmental Research Center, NEMESIS — Megasyllis nipponica species summary
- Genome Biology and Evolution, Oxford Academic — Delegating Sex: Differential Gene Expression in Stolonizing Syllids Uncovers the Hormonal Control of Reproduction
- University of Washington ResearchWorks — Epitoky, brooding, and precocial larvae in Epigamia mag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