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불고기는 본래 직화구이의 전통이 있다. 맥적이나 설하떡이 모두 그런 예이다. ‘천하일미 마로화적’이라 불리는 광양숯불구이는 달작지근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육즙이 촉촉히 배어나오면서 숯불에 직접 고기를 구워 고소한 불맛이 살아 있다. 이 맛과 식감은 전통 구이 방식인 직화에서 나온다.
광양숯불구이의 전통과 맛
우리나라 직화 불고기의 전통 이어가는 광양불고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국물이 자박한 서울식 불고기가 한 때 불고기의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광양불고기집’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이젠 광양의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광양불고기는 광양이 고향인 사람들에게는 고향의 맛으로, 광양을 찾는 외지인에게는 꼭 한 번 먹어봐야 할 ‘광양의 맛’이 되었다.
보은과 창조의 산물, 광양불고기의 전설
조선시대 어느 김씨 성을 가진 부잣집이 있었다. 젊은 주인 내외 사이에 아들이 없었다. 고민 끝에 아내가 계집종을 남편 방에 넣었다. 그 후 아들이 태어났다. 그러나 노부부는 이런 아들 내외의 처사를 용납하지 못하고 이들을 쫓아냈다.
집에서 쫓겨난 젊은 부부는 살기 좋다는 광양으로 가서 양반행세를 하며 살았다. 솜씨가 좋았던 부인이 관아에 가서 사또의 잔치 음식을 가끔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하루는 음식을 만들어주다가 도망자의 신분이 탄로 났다. 부부는 무법천지였던 광양읍성 밖으로 다시 쫓겨났다.
그런데 당시 광양으로 유배 온 선비들이 많았다. 이들 가운데 뜻있는 선비가 김씨 부부의 어린 아들을 교육시켜 반듯하게 키워주었다. 부부는 선비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송아지나 암소를 잡아, 양념을 하고 참숯불에 구리 석쇠를 사용하여 고기를 구워 대접했다.
훗날 유배에서 풀려나 한양으로 복직되어 올라간 관리 가운데 이때의 광양불고기 맛을 잊지 못하고, ‘천하일미 마로화적’이라고 광양 불고기 맛을 칭송했다고 전한다.
한참 정성들여 두드리고 양념, 화로의 참숯에 구워내
광양읍내에는 여러 업소들이 광양 불고기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서로 원조 광양불고기임을 내세우거나 으뜸 광양불고기 맛임을 사이좋게 경쟁한다. 이 업소들 중에는 3대 째 가업을 이어 가는 곳도 있다.
광양 불고기가 유명한 것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만큼 연하고 부드러운 맛 때문이다. 그것은 고기를 써는 기술과 장성에 달려 있다. 불고기 감으로 쓸 소고기는 지방이 적고 부드러운 등심이나 우둔살을 고른다. 모든 불고기는 고깃살에 전처리를 잘 해주어야 육질이 부드럽다.
고기 사이사이에 있는 힘줄과 기름은 모두 떼어내고 살코기는 결 반대로 썰어 자근자근 두드린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으로 작업하고 썬다. 이 작업은 팔과 손목이 아프고 오래 하면 신체의 균형이 깨질 만큼 고된 일이다. 이처럼 세심하게 다듬는 과정에서 고기가 연해지고 양념이 잘 배어 광양 불고기 본연의 맛이 살아난다.
손질이 끝난 고기는 국간장, 설탕, 참기름, 깨, 소금, 파, 마늘 등 갖은 양념으로 무쳐내는데 미리 재워두면 고기맛이 다 빠져 버리므로 먹기 직전에 양념하는 것이 광양 불고기의 특징이다. 고기 양이 비교적 푸짐하고 불고기를 시키면 업소에 따라 콩팥과 염통도 맛보기로 함께 내온다. 이곳 광양에서만 볼 수 있는 인심이다.
고기를 구울 때 놋화로에서 남도의 영산인 백운산에서 나는 참나무 숯불로 굽는 광양불고기는 또 다른 멋과 운치가 있다. 숯향이 다른 지방과 다를 것은 불문가지다. 고기를 다 먹고 화로에 남은 봄 기운으로 끓이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맛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광양불고기만의 즐거움이다.
광양 불고기의 명성과 함께 광양에서 나는 이른바 ‘육해공’ 식재료인 염소, 장어, 닭도 그 인기가 높아간다. 염소구이, 장어구이, 닭구이 등 새로운 숯불구이 요리들이 광양의 향토식으로 차츰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광양불고기 널리 알리는 흥겨운 축제 매년 열어
– 주최와 주관 : 광양시,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 추진위원회
– 개최시기 : 매년10 월초 (사정에 따라 변할 수 있음)
– 개최장소 : 광양읍 서천체육공원 일대
– 개최목적 : 광양전통숯불구이를 관광 상품화 하고 지역문화축제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광양음식의 참맛을 널리 홍보한다. 또한 광양숯불구이의 명성을 높이고 시민참여와 화합을 유도하여 대외적으로 맛의 고장, 살기 좋은 광양의 이미지를 높인다.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 프로그램 : 한우고기 경매시장 및 한우시식회, 코스모스 꽃길 건강걷기대회, 읍면동대항 민속씨름대회, 숯가마터 재현(사진 등 전시), 석쇠만들기 체험, 소원등 달기 체험, 무지개분수 영상편지 체험, 다문화가정요리경연대회, 백운산 목공예체험, 가훈써주기, 페이스페인팅, 바람개비 만들기 체험 등을 비롯해 각종 노래자랑과 공연이 푸짐하다.
– 볼거리 : 7헥타르에 이르는 코스모스 꽃밭, 조명불꽃쇼, 레이저쇼, 패러글라이딩 축하비행, 물레방아 (산마루 앞) 원두막 (10 개), 간이분수대 (8 개 분사) 징검다리, 가을꽃단지 조성 ( 서천변 주변 3만평 )
– 먹을거리 : 한우 무료시식코너, 주변의 광양불고기집에서 불고기 판매
* 프로그램과 볼거리 먹을거리는 해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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