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고로쇠 약수음식과 못밥 상에 올라간 고사리
광양 여인네의 벗, 백운산 고사리
우리나라 전국 어디나 산이 있는 곳이라면 고사리 나지 않는 땅이 없다. 그러나 광양은 예로부터 빼어난 호남의 명산, 백운산을 등에 지고 있어 명품 고사리가 지천으로 나는 고장이다.
특히 광양 고사리 재배는 백운산 자락의 밤 대체 작목으로 개발되었으며 재배에 알맞은 기후와 토질이 비옥하여 품질이 우수한 고사리를 생산 하고 있다. 백운산이 너른 자락으로 품어주는 남동쪽 산록마다 돋아난 고사리는 광양만 바닷 바람을 받으며 실하게 자란다. 다른 고장 고사리와 외양은 비슷해보여도 자라난 내력과 맛이 같을 수 없다. 남원과 구례에 이어 전국 3위의 생산량을 기록 하고 있는 광양 고사리는 대부분 도시 소비자에게 직거래 판매되고 있으며 광양시농업기술센터의 포장박스 제작 지원을 받아 소포장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백운산 고사리의 특별한 풍미와 역사
공엽순(1917년생) 할머니의 고사리 노래
올라감성 올꼬사리
내려옴성 무꼬사리 끊어다가
오물쪼물 묻혀갖고
시아버지 상에 놓고
시아버지 상에 놓고
남지기는 시어머니 상에 놓고
그 남지기는 우리 님
상으로 올라간다
윗글은 옥통면 추산리 외산마을의 공엽순(1917년생) 할머니의 고사리 노래를 광양시문화원에서 「광양시지」 에 채록한 것이다. 옥룡면 추산리는 백운산 남쪽 산록과 계곡에 자리한 동네다. 자연스럽게 고사리와 접촉할 기회가 많은 곳이다. 이 고사리 노래는 공 할머니가 직접 지었다고 한다. 공 할머니뿐만 아니라 이웃의 많은 여인네들이 이와 비슷한 노래를 부르며 고사리를 캐고 씻고 말리고 무쳤을 것이다.
노래 속의 주인공은 고사리를 캐다가 나물로 무쳐 시부모님과 남편의 밥상에 울리겠다고 한다. 개인의 정서보다 다분히 유교적 이념에 충실한 노래다. 하지만 광양지방 산촌의 식생활에서 고사리를 일상적으로 취식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공 할머니는 이 외에도 또 다른 고사리 노래를 불렀다.
꼼짜꼼짜 고사리꼼짜
강강술래야
꼼짜꼼짜 고사리꼼짜
강강술래야
역시 고사리를 겪으면서 불렀던 노래다. 살이 오른 고사리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 하나 둘 꺾어 바구니를 채워가는 만족감, 꺾인 고사리에 대한 미안함. 나물로 맛나게 무쳐 먹을 기대감들이 모여 이런 노래를 만들고 부르게 했을 것이다.
‘강강술래야’ 라는 후렴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웃의 여러 부인네들과 함께 고사리를 꺾거나 다듬으며 불렀을 수도 있다. 광양지방 여인네들과 고사리의 관계를 잘 나타내주는 노동요로 보인다.
고사리 나물 만들기
재료 준비
건고사리 50g, 우럭 조갯살 100g, 국간장 3큰술, 참깨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들깨가루 3큰술
음식 만들기
1. 건고사리가 잠길만큼 1리터 정도의 물을 붓고 중불에서 20분 정도 끓인 뒤 그대로 불울 끄고 약 30분가량 두었다가 세 번 이상 깨끗이 씻은 다음 3시간 정도 물에 담가둔다.
2. 담가둔 고사리의 물기를 꼭 짠다.
3. 준비한 양념을 넣고 걸쭉하게 무친다.
4. 불 위에 올려서 조갯살을 넣고 약간의 물을 두른 뒤 한소끔 끓여낸다.
고사리는 취나물과 함께 우리나라 전역에서 채취하는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광양에서는 고사리나물이 고로쇠 약수 밥상의 반찬으로도 올라갔지만 취나물처럼 못밥의 반찬으로도 요긴하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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